2026. 5. 26. 03:27ㆍ미국박사유학

2026년 5월 23일, 시애틀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7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머리와 몸이 몽롱해졌다. 잠은 어차피 들지 못할 거 같아 노래를 들었다. 일에 대한 생각 없이 노래에 온전히 집중하며 노래를 들은지가 얼마만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 곡들을 몇 곡 들은 뒤, Kenshi Yonezu의 Lemon 이라는 노래가 재생됐다. 가수가 자기 가슴 속에 있는 감정들을 막힘 없이 쏟아내는 듯 들렸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저렇게 내 감정을 백프로 쏟아내듯 소리를 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과 동시에 항상 해오던 전력 질주에 대한 생각도 떠올랐다. 나는 가끔 전력 질주를 하는 꿈을 꾼다. 꿈은 어렸을 때 계주를 하던 느낌, 좋은 기록을 받기 위해 매학기 체육시간에 온 힘을 쥐어 짜내며 눈에 불을 켜고 볼살이 위아래로 떨리는 걸 느끼며 뛰면 50미터 100미터 달리기 때의 느낌이다. 그리곤 꺠달았다. 내가 필요한 만크므 무언가 육체적으로 발산을 못하며 살고 있다는 걸. 내 속에 있는 에너지를 바깥 세상으로 폴발하듯이 펑펑 폭 족푹 놀이처럼 발산을 하는 것. 어린 시절에는 자유럽게 끝까지 에너지를 발산할 기회가 많았다. 계주, 100미터 달리기, 학원 시간에 늦어 달려가던 나, 10분 쉬는 시간에 컵라면을 먹고 오기 위해 슬리퍼를 신고도 신발이 벗겨지지 않게 발가락에 힘을 꽉 주고 달리던 건강한 나. 어느 새 부터인가 전력 질주 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그게 내 마음 어딘가에 담석이 되어가고 있던 거 같다. 그리곤 꿈에서 달린다. 보더콜리가 넓은 평원을 달리는 모습을 보면 왜인지 나의 감정이 투영되고 어떤 기분일지 알거 만 같다.
엄마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다는 말을 여러번 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춤을 배우고 싶어한다. 엄마도 같은 결의 자신을 여과없이 발산하고 싶음을 느낀게 아닐까.
쑥스러움, 혹은 감정 발산을 학습하지 못하면 이런 감정 발산의 통로를 하나씩 잃어 버리는게 아닐까. 퇴화가 되듯이. 그리고 이런 감정 발산 통로는 인간의 삶의 행복에 꽤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 발산 통로가 하나씩 막히는 일이 있지 않도록 해야겠다. 산에 올라가 메아리도 외치고, 발살이 떨릴 정도로 전력질주도 해보고, 허공에 몸을 멋대로 흔들어보기도 하고. 이런 감정 발산 통로는 한번 퇴화가 되면 다시 뚫기 힘들거 같다. 애초에 막히지 않게 지금이라도 발산을 해야겠다. 이번 주엔 전력질주를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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