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5. 09:40ㆍ미국박사유학
요즘 내가 뭘하면서 보내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좋지 않은 징조 같다.
날짜가 몇일인지도 무슨 요일인지도 몇시인지도 잘 인지하지 못한체
연습 삼아 일단 오늘 뭘했는지를 적어보자. (오늘 허구한 시간들을 보냈다는 것은 아니다. 오늘은 나름 좋았다.)
한 일 적어보기.
오늘 잠을 많이 잤다.
그제 많이 걷고 최근에 잠을 잘 못자기도 했고 게을러
서 안하던 운동 어제 그제 오랜만에 다시 좀 했더니 몸이 아주 많이 피곤했다. 몽롱한게 느껴질 정도로 피곤했다. 그리고 어제 2023년 9월23일 토요일 11시반쯤 잠이 들었다.
아침 10시에 눈을 뜨고 밍기적거리다가 10시반쯤 침대에서 일어난거 같다.
최근에 요리 하지 않아 먹을게 없었다. 세이커피로 커피 내려먹고 일주일 전에 사놨던 롤케익을 찝찝해하며 먹었다. 눈뜨자마자 정제된당.. 사실 그냥 순수 설탕이라고 해도 무방 롤케익을 먹어서 좀 찝찝했다. 아침에 정제된 당 만큼 안좋은게 없다는 영상을 최근에 본 게 머리에 강하게 각인이 되었나보다.
그리고 11시반부터 12시반까지 ml+data system 프로젝트 관련 미팅을 하고 키친으로 내려가 밥을 얹히고 연어 스테이크를 네장을 "4일간의 점심이 해결이 되었다." 라고 생각을 하며 구웠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브라이스한테 전동드릴 빌리고 자전거 관련 수다좀 떨고 자전거 핸들바를 좀 조정해보려다가 어떻게 하는지 알아내지 못한체 포기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최소 30분 정도 시간을 투자했는데 결국 핸들바 높이 조절하지 못해 좀 김이 빠졌다.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러고 올라와 반년전에 샀던 pegboard를 달기 위해 나사를 박을 자리를 이리저리 혼자 시름하다 완벽하게 어디에 나사를 박을지 측정하지 않고 그냥 해버려서 벽에 구멍을 몇개를 내버렸다. (나의 안좋은 습관, 마음이 급해 가끔 계획하거나 더 생각하지 않고 그냥 행동해버린다.) 암튼 30분 넘게 이러저리 하다가 잘 설치를 했다. 수평이 또 잘 안맞아 나사에 줄을 몇바퀴 감고나서야 진짜로 끝났다. 그래도 설치하고 나니 근사하고 귀여우니 뿌듯했다. 물건을 산지 반년만에 설치한게 어이가 없을 뿐이다...
그리고 나서 이제 시간 감각을 잃어버렸다. 언제 일을 마치고 다음일을 했는지 모르겠다.
샤워를 했다.
건조기를 돌린 빨래감들을 가지고 돌아와 개려고 하니 안에 반팔티가 섞여들어가 있었다. 반팔티는 건조기에 돌리면 안되는데... 귀찮아서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그냥 건조기에 다 던져버린게 이렇게 됐다.. 너무 스스로 바보 같고 어리석게 느껴져서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분노의 화라기 보단 그냥 스스로에게 좀 빡치는 느낌의 화). 그래서 미뤄왔던 줄어든 옷 늘리기를 했다. 유투브를 확인하고 식초를 가져다가 면티들을 담구고 20분 뒤에 건져와 짜고 털고 하나하나 늘리고 수건 돌돌 감아서 안에 넣어서 늘어난 상태로 건조되게 하는 이 과정.. 너무 낭비적이었다. 한시간 한시간이 최적화 된 삶을 살 순 없지만 너무 불필요한 잡일을 스스로 만든게 바보 같다. 그렇게 한참을 고생하고 배고파서 남은 치킨을 다시 소스와 스파이시스들을 넣고 조리를 해서 먹었다.
청소기를 오랜만에 돌렸고, 키보드 구리스 칠을 하려고 깠다가 보니 전체를 다 분리해야되서 엄두가 안나고 생각해보니 그렇게 불편한 거 같지도 않아서 그냥 다시 덮었다.. 이것도 거의 한시간... 그냥 애초에 하지 말걸. 이미 충분히 좋고 만족스러운 키보드 인데 뭘 더 어찌 하겠다고 거기에 그렇게 시간을 썼는지...
방이 좀 더 정돈된 상태면 머리와 마음을 정돈하는데도 도움이 될거 같아 가구들 위치도 조금 바꾸고 치웠다. 그리고 앉아서 컴터를 켜니 6시반이었다. 그리고 유투브 몇개 보다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저녁 7시반이다.
오늘은 필요한 일들을 많이 했기에 그리고 다시 정돈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 다시 해보자" 라는 스타트 라인을 다시 그어보는 필요한 날이었다.
오늘과 별개로 지난 몇주간 너무 중구난방으로 시간을 보내는거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에 혹은 몇일에 한번씩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1시간 되돌아보면 앞으로의 더 많은 시간을 더 생산성있게 더 즐거운일들을 많이 하며 보낼 수 있다.
정돈.
방이 어지럽혀져있으니 뭔가 정신도 그리고 마음까지도 뒤죽박죽인 느낌이 들었다. 설명할 순 없지만 방이 정돈이 안되어있으니 생산성도 떨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제 들기 시작한다. 오늘 방을 정돈을 한번 쭉하고 미뤄왔던 해야지해야지만 하던 집안일들을 좀 하고 나니 뭔가 마음이 편하다... 뭔가 모르게 마음이 편하다.. 시간은 매우 많이 오래 걸렸다. 거의 7~8시간은 먹고 잠깐 쉬는거 빼고는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나 모르게 계속 부산떨며 집안일을 했다.
아무말 글쓰기. (순화해서 일기..)
사실 일이나 연구에 도움이 안되는 이런 글들을 쓰고 싶은 이유가 뭘까 생각한다. 누가 보지도 않을 테고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남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정말 없는 걸 생각하면 이 글을 쓸 시간은 당연히 없다. 근데 이상하게 쓰고 싶다. 왜일까. 감정의 표현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 중에 하나라서..? 그렇다면 누군가한테 하는 감정 표현이 아니라 그냥 혼자 표현하고 혼자 소모하는 이런 감정 표현도 거기에 포함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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